'절대무오'의 장벽에 가로막힌 성경, 그 안의 모순과 도덕적 그림자
기독교 신자들에게 성경은 절대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성경 본문 자체를 깊이 들여다보면 역사적 모순, 과학적 오류, 그리고 현대의 보편적 윤리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충격적인 내용들이 다수 발견됩니다. 이는 성경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곳곳에 드러나는 자체 모순들
성경 안에는 서로 충돌하는 기록들이 적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예수 부활 후 무덤을 처음 찾은 마리아 막달레나 사건의 시각을 마가복음은 "해가 돋은 후"라고 기록한 반면, 요한복음은 "아직 어두울 때"라고 기록하여 상반된 내용을 보여줍니다. 또한, 열왕기상과 역대기에 나오는 성전 기둥의 높이가 18규빗과 35규빗으로 다르게 기록되어 있거나, 어떤 구절에서는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다"고 했다가 다른 구절에서는 사람이 직접 하나님을 보았다고 서술하는 등, 완전하고 전지전능한 신의 영감으로 쓰였다고 보기에는 앞뒤가 맞지 않는 사례들이 발견됩니다.
현대 과학과의 충돌
성경의 기록은 현대 과학적 사실과 배치되는 오류들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창세기의 6일 창조론은 약 138억 년의 우주와 약 45억 년의 지구 나이에 대한 과학적 증거와 큰 차이를 보입니다. 문자 그대로 창세기를 믿는 일부 주장은 방대한 지질학적, 물리학적 증거와 충돌합니다. 여호수아기에 나오는 태양을 멈추게 했다는 이야기는 물리학적으로 불가능하며, 전 세계 역사 기록 어디에서도 그와 같은 현상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인류의 기원이 아담과 하와 두 남녀에게서 비롯되었다는 설화 역시 화석 기록과 DNA 분석에 의해 반박되었으며, 인간이 성경 연대기보다 훨씬 오랜 세월에 걸쳐 진화했음이 밝혀졌습니다. 박쥐를 새로 분류하거나, 토끼가 되새김질을 한다거나, 메뚜기 등 곤충의 다리가 넷이라고 언급하는 등 현대 과학 지식으로 보면 명백한 오류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과학적 오류와 역사적 모순은 성경이 완전무결한 진리의 책이 아니라, 시대적 한계 속에서 인간 저자들이 자신의 인식 수준대로 기록한 책일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보편적 윤리에 반하는 도덕적 문제들
성경은 흔히 거룩한 도덕의 근원으로 여겨지지만, 오늘날 기준으로 보면 극도로 잔혹하거나 부도덕한 사례들이 버젓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구약성경에서는 하나님이 이스라엘 민족에게 가나안 원주민을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진멸하라고 명령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현대 관점에서 집단 학살을 신이 정당화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출애굽기에서는 노예제를 당연시하며, 심지어 노예가 하루 이틀 안에 죽지 않으면 주인은 처벌받지 않는다는 규정을 통해 노예를 재산으로 취급하는 인식을 드러냅니다.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용인하는 듯한 구절들도 문제입니다. 신명기에서는 젊은 처녀가 강간당했을 경우, 가해 남성이 여성과 결혼하고 아버지에게 돈을 지불하면 처벌을 면하는 끔찍한 규정이 나옵니다. 피해 여성이 성폭행범과 평생 결혼 생활을 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또한, 전쟁 포로 여성을 아내로 삼는 것을 합법화하는 규정(신명기 21장)은 전쟁 강간과 강제 결혼을 하나님의 율법으로 용인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의인'으로 칭송받는 롯의 사례
성경의 도덕 판단이 왜곡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인물로 롯이 있습니다. 롯은 소돔에서 몰려온 자들에게 자신의 두 딸을 내어주어 욕보이라고 제안했으며, 훗날 두 딸과 근친상간까지 저지른 인물입니다. 그러나 신약성경 베드로후서에서는 그를 "의로운 사람"이라고 칭송합니다. 이는 우리가 보편적 양심으로 용납하기 힘든 행위를 저지른 인물을 성경이 '의인'으로 묘사하며 도덕적 판단의 혼란을 야기하는 사례입니다.
성경 본문 곳곳에서 명백히 드러나는 자체 모순, 현대 과학과 배치되는 오류, 그리고 보편적 윤리에 반하는 충격적인 내용들은 성경이 '절대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주장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을 넘어, 그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합니다. 수백 가지에 달하는 오류와 도덕적 문제점을 안고 있는 이 내용들을 완전하고 선한 신이 영감 주었다고 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성경은 그 자체로 결함을 지닌 인간의 기록물이며, 이는 신성한 계시라기보다는 특정 시대와 문화, 그리고 인간 저자들의 한계가 반영된 결과물임을 여실히 보여줄 뿐입니다.